극단 메들리 이야기 2

1968년에 들어서 메들리의 주축이자 연출을 도맡아 했던 손경문은 68년도에 군대로 갔고 그 뒤 4개월 후 박진갑이 가면서 이용복에게 주축 역할이 맡겨졌다. 이 땐 자기 의지로 극회에 들어온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고 대부분 데리고 온 사람들이었다. 최차복은 한양대에서 연극 전공을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고 왔었는데 참 잘했었다. 자기 의지로 들어왔던 대단한 사람이 한 명 있는데 바로 윤봉근이다. 경주에 살았는데 신문에 밀양에 연극하는 단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밀양으로 왔었다. 그 만큼 열정이 가득했으니 주어진 건 다 열심히 하고 목소리도 굵고 좋았다. 밀양에 혼자 와서는 메들리 응접실에서 혼자서 라면 먹으면서 힘들게 지내다 보니 연습을 하다가 간식으로 오뎅이나 만두 같은 게 생기는 날엔 제일 잘 먹었었다.

1975년이 되어 김흥묵이 월남전을 다녀와서 제대하고 전문학교에 와서 연극 지도를 한 걸 계기로 자연스레 김용식, 정태화 등이 메들리와 만나게 되었다. 정태화가 노래도 잘하고 기타도 잘하고 다재다능했었다. 본격적인 활동은 ‘정자나무’로 연습은 문화원에서 했었고 주연으로는 정태화, 손목근, 박말분이 출연을 했었다. 이 때 김용식이 나름대로 대구 같은 곳에 가서 잘나간다는 다방을 둘러보며 벤치마킹을 해서 다방을 운영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개방식 주방과 뮤직박스 DJ가 되어서 그 때 당시 유행했던 오동잎,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음악을 틀어주고 하기도 했었다. 게다가 다방 근처에 예식장이 생기면서 주말엔 더욱 북새통을 이뤘다. 그 땐 또 TV가 없었으니 무하마드 알리 경기를 보려고 다방으로 다들 모였었다. 

그 다음해 1976년 용감한 사형수 연습은 구 밀양문화원 짓기 전에 있었던 일제시대 단층 건물에서 했었다. 김동선씨가 안쪽엔 집안 살림으로 썼었고 20평짜리를 사무실로 썼다가 밤엔 우리 연습장이 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어 그 해 10월 ‘꽃보라’를 올리게 되었다. 76년도에 내무부가 주최하는 <전국 새마을 연극 경연대회>에 경남대표로 선정이 되었다. 서울에 있는 작가들에게 희곡 5개를 받아서 서울특별시를 제외한 전국에 있는 각 도에 나누어지면 그 중 한 작품을 선택하여 공연을 올리는 거였는데 메들리는 그 중 꽃보라를 하게 되었다. 팀 별로 조금씩 바꿔서 공연을 올려야 했고 공연장에서도 시간을 팀 별로 3시간씩 밖에 주지 않아 힘이 들었다. 그 땐 할 수 있는 배우가 얼마 없어 힘들기도 했다. 주역 배우는 강영욱, 최전, 조인숙이었고 조연으로는 이용주, 김종웅, 신말선 등이 출연했고 동네 사람으로는 서울에 있는 재경 메들리 멤버들이 찾아와 도와주기도 했다. 게다가 서울에서 체류하는 기간 동안 다른 팀들 공연도 보기도 했었지만 아쉽게도 그 다음 해부터는 지원이 중단되면서 참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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